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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입니다]--------- # 무더운 여름~~ 파란 바다에서 하얀 파도를 즐기며 서핑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 청년은 서핑을 배우기로 결심하였다. 서핑을 처음 배울 때, 먼저 땅에 보드를 놓고 그 위에 올라서는 것을 배운다. 강사가 두 발의 위치를 알려 주고 두 팔로 몸의 균형을 잡고 파도의 리듬에 맞추어 몸을 맡기고 힘을 조절하라고 하였다. 청년은 강사의 말에 따라 하는데 어렵지 않아 자신이 서핑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감이 생겼다. 청년은 보드 위에서 파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흥분되었다. 머릿속에는 하얀 파도의 리듬에 맞추어 파도를 타고 있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바다로 나갔다. 보드에 배를 깔고 엎으려 두 팔로 저으며 바다로 들어갔다. 저 멀리서 낮은 파도가 오고 있었다. 배운 대로 보드 위에서 일어나 두 발로 서려는 순간, 물 위에 떠 있는 보드가 마구 흔들거렸다. 분명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선 것 같았는데, 벌써 물속에 풍덩 빠졌다. 청년은 이게 뭐지? 보드 위에 서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땅 위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물 위에 떠 있는 보드는 이리저리 흔들거려 마음대로 서핑할 수 없었다. #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에는 안 그랬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데 근데 그게 마음대로 안 돼요.’라고 호소하는 내담자를 상담에서 자주 만난다. 이전에 자신이 살았던 세상은 땅에 있는 보드에 올라타는 것과 같이 든든하게 발밑에 받쳐주는 땅이 있어 안전했다. 그러나 현재 겪고 있는 고통으로 인해 물에 떠 있는 보드 위에 일어서는 것처럼, 이리저리 흔들거려 불안해하였다. 이들은 안전한 세계를 잃고 혼돈의 바다에 빨려 들어갔다. # # 상담을 받던 중 수술을 받게 된 내담자는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다. 병실에 누워 ‘내가 왜?’라는 물음을 계속 던지지만, 그 답을 찾을 수 없어 계속 울면서 상담사에게 두서없이 울렁거리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상담받고 이제 살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왜 그런 거죠? 선생님~” 내담자는 그동안 상담을 통해서 새롭게 재구성한 안전한 내적 세계가 또다시 붕괴되는 것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 거친 고통의 파도가 휘몰아쳐 보드 위에 서 있는 자신이 상실의 바다로 내동댕이쳐져, 안전한 세상으로부터 자신만 내버려지는 아픔으로 울고 또 울었다. 상담자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앞에 있는 내담자에게 그 어떤 말로도 위로를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말문이 막힌다. 목구멍이 말라 침을 꿀꺽 삼키며 머릿속은 어떤 개입을 할까 고민하지만 뾰족한 생각이 나지 않아 답답했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은 ‘내담자와 함께 뒹굴자’라는 것이었다. 내담자가 이 말, 저 말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며 울었다가 괜찮다고 했다가 또다시 울며 두서가 없는 말, 정리되지 않은 말을 계속하고 있었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깊이 이해받고 싶어 하며 안전한 대상에게 연결되고 싶어 했다. # # 상담에서 이해받고 연결된다는 것은 내담자가 겪고 있는 감정을 반영하는 것이며, 마음에 귀 기울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조율은 공감에서 시작하여 상호접촉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내보이는 내면세계에서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달리고, 함께 멈춰 서기도 하고, 함께 넘어지고, 함께 잠시 주저앉아 쉬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의 리듬에 맞춰 움직이며 상담자와 내담자는 조율의 춤을 춘다. #서핑 애호가들은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는 아주 작은 존재이기에 커다란 파도에 말릴 때, 마치 세탁기 통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때 몸을 웅크리고 자신을 보호하면서 파도에서 밀려 나올 때까지 파도의 리듬에 맞춰 몸을 맡기고 기다리라고 한다. 그 시간은 약 5~10초 정도이다. 파도의 휩쓸렸을 때 그 흐름에 자기 몸을 맡길 때, 파도는 사라지고 바닷가로 나오면서 몸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한다. 서핑에 대해 배우면서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리듬에 맞춰 조율을 어떻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 #조율은 공감에서 시작 # 조율은 말하는 사람의 의도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의 개인적인 반응이 상호작용하여 두 사람의 의식이 함께 만나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상담자가 깊은 공감으로 내담자에게 조율하고 있다는 것을 내담자가 느낄 때 내담자는 자기 존재가 존중받고 있음을 느낀다. 존중받는 공감은 상대에 대한 깊은 신뢰의 씨앗이 되어 변화를 위한 조율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 #조율은 감정의 리듬을 맞추는 것 # 많은 내담자는 무언가 잘못을 하거나 잘못된 것을 말하면 상담자를 불쾌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상담에 온다. 자신에게 너무 창피했거나 수치스러웠던 어떤 것을 꺼내 말하고,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슬그머니 꺼내놓기도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피부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 내담자에게 숨어있는 두려움, 수치심, 분노 등의 복잡한 감정과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욕구와 바람을 만나 내적인 리듬에 맞춰 조율한다. # #타이밍 # 리듬적 조율에서 타이밍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리듬적 조율은 내담자의 속도와 리듬에 민감하여 상담자의 타이밍을 내담자에게 맞추는 것이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정말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조율하고 있는지 상담자의 타이밍과 속도를 통해 알 수 있다. 정서를 다룰 때는 상담의 속도를 더 천천히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침묵의 공간이 필요하다. 침묵은 침묵 그 자체로 조율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개입이 되기 때문이다. # #안전 # 내담자는 심리적 고통의 파도에 빠질까 봐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감정 리듬에 공감과 반영으로 조율이 시작되며 그 리듬에 맞출 때, 내담자는 고통과 슬픔의 파도에 밀려 점차 안전한 곳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 # 상담자의 조율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은 상담 관계가 향상되는 것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경험을 인정하고 타당화(validating)하고, 정상화(normalizing)하는 것을 내담자가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조율이다. 내담자의 성장은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내담자는 관계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접촉을 향상하고, 기억을 회복시키고, 자기를 재통합시킨다. 내담자는 상담자의 조율을 통해 상담 환경이 안전함을 느끼고 상담자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면서 상담 관계에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성장과 회복을 얻게 될 것이다. 마치 파도의 리듬에 맞춰 조율할 때, 파도에 밀려 안전한 곳으로 나와 웅크린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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